서울 노원구에 있는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전경. 독자 제공


“그래도 이건 아니지!”
이영만(가명) 코치가 소리쳤다. 흉기가 광대 부위를 가르며 터진 선혈이 입술을 지나 턱끝으로 흘러내렸다. 고성을 듣고 라커룸에서 뛰쳐나온 선수들이 서윤지(30·가명)의 양팔을 붙잡았다. 얼굴에 피가 잔뜩 묻은 윤지는 흉기를 쥔 손에 힘을 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그런 말을 할 건 아니지.”
곧 경찰이 왔고, 윤지는 2025년 9월16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옛 코 바다이야기5만 치에게 흉기로 자상을 입힌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윤지는 이날 스케이트장 복도에서 친구 ㄱ씨와 대화를 나누다가 라커룸에서 나오는 이 코치를 우연히 목격했다. “맞지? 이영만 맞지?”라는 말을 던진 윤지는 ㄱ씨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달리기 시작했다. 2023년 2월 호신용으로 구매한 흉기로 이 코치의 머리를 가격했다. 선수들에게 두 팔을 황금성슬롯 붙잡혔을 때는 이미 늦었다. “일이 일어났네.” 윤지는 속으로 생각했다. 13년이 흘러 ‘잊었다’고 생각했던 아픔이 몸을 반사적으로 움직이게 했다.
딸의 고통을 너무 몰랐던 아빠의 한탄
“그걸 이제 와서 말하면 어떡해!” 운전대를 잡은 아버지 서진석(가명)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2014년 5월25일 단국대 천안캠퍼스로 바다이야기사이트 가는 카니발 안에서 딸 윤지가 술기운을 빌려 말했다. “아빠, 그때 내가 왜 집 나간 줄 알아?”라는 말로 시작된 딸의 고백은 1년 전 당했던 성폭력과 폭행에 대한 것이었다. 윤지는 이 코치에게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수차례 성폭력과 폭행을 당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혹시 임신하진 않았어?” 충혈된 눈으로 정면을 응시하던 진석이 힘겹게 손오공게임 입을 뗐다. “임신은 안 했어. 그런데 생리를 안 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따로 불러서 배를 집중적으로 때렸어. 갈비뼈에 금이 가서 운동도 안 했어.” 진석은 귀가 뜨거워지고 몸이 떨렸다. “일단 정신과부터 가자. 학교는 다니기 싫으면 안 다녀도 된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가 되고자 진학한 단국대였지만, 이곳 역시 이 코치와 함께 훈련하는 곳이었다. 야마토무료게임 진석은 딸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고 속으로 한탄했다. 태극마크를 단 딸의 모습을 상상하며 버텨온 지난 4년의 세월이 무너졌다.
“체격이 좋네! 스케이트 타볼래?” 윤지는 15살 때인 2010년 가족과 함께 경기도 고양시의 한 빙상장에 놀러 갔다가 선수 권유를 받았다. 2년 전만 해도 교내 육상선수로 활약한 윤지는 또래에 견줘 체격이 좋았다. 딸의 운동 신경이 남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던 진석은 “잘 탄다”는 주변의 평가에 뒤늦게 딸에게 스케이트화를 신겼다. 그리고 1년 만에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이 있는 서울로 이사했다.
윤지는 2011년 12월 이 코치를 처음 만났다. 윤지의 부모가 단국대 감독을 통해 이 코치를 소개받았다. 한때 국가대표였던 이 코치는 당시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을 빌려 여러 선수를 지도하고 있었다. 가깝게는 대학 진학, 멀게는 올림픽 출전이 목표였던 윤지는 자는 시간을 제외한 일상 전부를 이 코치와 함께 보냈다. 외국 합숙훈련과 원정경기까지 하루하루가 바쁘게 돌아갔다. 윤지는 코치의 말 한마디, 지시 하나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내 설치된 펼침막. 독자 제공


가혹 행위 드러나지 않자 강도 심해져
2012년 10월, 일본 전지훈련에서 이 코치가 처음 쇠몽둥이를 들었다. 훈련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엎드려뻗친 채 모두 함께 맞았다. 이 코치는 그 뒤로 윤지만 태릉스케이트장 라커룸에 딸린 샤워실로 부르기 시작했다. 인사를 하지 않아서, 표정이 좋지 않아서, 기분이 좋거나 좋지 않아서 등 갖은 이유로 죽지 않을 만큼 맞았다. 그는 뒤돌려차기로, 손과 발로, 물건을 쥐고 샌드백처럼 윤지를 팼다. 맞다가 기절하면 밟아서 깨웠다.
“이게 다 너를 위한 거야. 너 단국대 가야지. 나 믿지? 나를 좋아하면 여기다 뽀뽀해.”
매일 어두운 샤워실에서 정신없이 맞고 나면, 무릎 꿇고 앉은 채 이 코치의 볼에 입술을 대야 했다. 이 코치는 이유 없이 패다가도 가끔 상냥한 미소로 윤지에게 먹을 것을 살뜰히 건넸다. 종잡을 수 없는 그의 행동을 짐작하려는 윤지의 노력은 필사적이었다. 더는 훈련이 중요하지 않았다. 스케이트장에 도착해 이 코치의 그날그날 표정과 기분을 살피는 게 윤지에게 가장 중요한 일과였다.
2013년 1월8일 이 코치는 18살이 된 윤지를 집으로 불렀다. 거실에 놓인 티브이를 보는 제자를 가만히 지켜본 그는 갑자기 윤지의 머리를 움켜쥐며 입맞춤을 시도했다. “너도 이제 거의 성인이고, 겪을 것이니 이래도 돼. 내가 기분 좋게 해줄게. 내 말 잘 들어야 너도 좋은 길로 간다.” 이 코치는 온몸으로 거부하는 윤지의 옷을 강제로 벗겨낸 뒤 다음날 새벽까지 성폭행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2014년 2월까지 윤지는 모텔에서, 다른 제자 집에서, 캐나다 전지훈련 합숙소에서, 다른 코치의 자취방에서 성폭행당했다. 저항하면 귀싸대기를 맞았다.
숱한 가혹 행위가 외부로 드러나지 않자, 강도는 더욱 심해졌다. 이 코치는 수시로 윤지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메시지를 확인했고, 때릴 때는 전원을 아예 꺼뒀다. 연락이 안 되거나, 메시지에 ‘♥’ 표시를 붙이지 않으면 여지없이 샤워실로 끌려갔다. 하루는 지도자들 사이에서 이 코치와 윤지가 연인 관계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 말을 들은 이 코치는 “내가 왜 너랑 사귀냐”고 소리치며 주먹을 휘둘렀다. “나 이 사람 좋아하나?” 이렇게라도 믿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다. 윤지는 그가 웃으라고 말하면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됐다.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내 라커룸에 딸린 샤워실. 독자 제공


아버지 앞에서 무릎 꿇다 돌변한 가해자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어. 진작 말했어야지. 이렇게 걷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만들었어. 아빠가 참 바보였다.” 2014년 5월25일 윤지가 고백했을 때, 진석은 한숨을 내쉬며 울렁거리는 가슴을 부여잡았다. 위로보단 상황 파악이 먼저였다. 딸에게 그간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물었고, 딸을 기숙사에 내려다준 뒤 단국대 감독에게 연락했다. 감독은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이 코치와의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틀 뒤 이 코치는 학교 앞 한 카페에서 양손을 바닥에 짚고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언제부터 폭행과 성폭행을 했고, 임신이 우려됐을 때 발로 때렸는지 쓰시고, 사인하세요.” 진석은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미동조차 없는 이 코치에게 진석은 다시 말했다. “싫으면 불러주는 대로 적으시고, 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 떼서 가지고 오세요.”
또 이틀이 지나 이뤄진 두 번째 만남에서 이 코치는 보상 얘기를 꺼냈다.
“필요하시면 보상을….”(이영만)
“무슨 보상을 어떻게 할 건데? 얼마 줄 거야? 5억 줄 거야?”(서진석)
보상을 거론하는 이 코치에게 화가 나서 한 말이었다. 진석은 2014년 8월1일 대한체육회 인권위원회에 사건을 신고했고, 2015년 2월 이 코치를 폭행·성폭행·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이 코치는 체육회에서 영구제명을 당하자, 진석이 두 번째 만남에서 보상 문제를 거론했다며 공갈미수 혐의로 맞고소했다.
2016년 6월 의정부지검은 이 코치의 폭행 혐의를 놓고선 벌금 300만원 약식기소를, 무고와 성폭행 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했다. 검찰은 2013년 초 윤지가 이 코치에게 보낸 “저도 사랑해요” “굿밤♥♥” 등의 메시지, “서로 사귀는 사이”라는 주변인들의 진술 등을 불기소 근거로 들었다. 1년간 수사기관에 불려가 울며불며 진술했던 모든 게 허사로 돌아갔다. 윤지 손을 잡고 함께 용산전자상가의 포렌식(디지털 증거 추출) 업체를 돌아다녔지만, 삭제된 메시지를 복구하지 못했다.
폭행만 약식기소한 검찰… 섬망에 불면의 밤
윤지는 담배와 술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술과 약이 없으면 잠들지 못했고, 거식증에 시달렸다. 섬망으로 밤잠을 설쳤고, 이 코치를 죽이는 꿈을 꿨다.
“왜 정신 못 차리고 이러고 살아! 나라에서 법으로 이렇게 판결이 난 건데 이제 네 인생 똑바로 살아야지. 아빠가 도와줄 테니까, 이제 앞을 보고 살자!”
진석은 딸을 여러 번 다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이 코치는 불기소 결정서를 근거로 윤지와 진석을 다시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에도 민사소송을 걸어 영구제명 처분을 자격정지 3년으로 줄였다.
2016년 8월18일 진석은 응급실에 누워 있는 딸을 마주했다. 모텔에 방을 잡고 다량의 수면제를 술과 함께 들이켰다고 했다. 여자 혼자 모텔에 온 상황을 수상하게 여긴 주인이 뒤늦게 방문을 열어 구조될 수 있었다. 누워 있는 딸을 보며 진석은 ‘만약 일어나지 않으면 이 코치를 죽이겠다’고 마음먹었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딸은 사흘 만에 깨어났다. 정신과에서는 ‘중증도 우울에피소드’ 진단을 내렸고 수면제, 신경안정제, 조울증약 등을 처방했다.
윤지가 한창 선수 생활을 할 때 대회 때마다 온 가족이 패딩을 입고 추운 경기장 속 관중석을 지켰다. “야, 이번에는 스타트가 좀 늦었다”며 웃으며 핀잔을 주는 진석에게 보답해야 했다. 윤지는 아파서 훈련을 못하는 날에도 스케이트장은 갔다. “나중에 우리 회사 로고도 몸에 붙이고 한번 달려보자!” 기아자동차 직원이던 진석의 기대를 외면할 수 없었다. 20살까지만 참으면 된다고 믿었다.



서윤지씨가 2025년 9월 한겨레21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생을 마감하려 여러 차례 자해도
윤지는 원하던 대학에 진학했지만, 폭행과 성폭행으로 얼룩진 몸과 마음에 균열이 갔다. 훈련이 끝나면 어른 팔뚝만 한, 빨간 뚜껑이 달린 페트병 소주를 달고 사는 시간이 많아졌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자면서도 코치에게 맞는 꿈을 꿨다. 스트레스를 이유로 고등학생 때부터 먹던 신경안정제 복용량을 점차 늘려갔다.
진석이 이 코치와 카페에서 만나 담판을 짓고 있을 때쯤 단국대 감독에게 연락이 와서 만났다. “한 번만 눈감아줄 순 없겠냐.” 윤지는 이어지는 말을 더 듣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실을 말하면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하나둘 부서졌다. 집안이 소송전에 휘말린 뒤에는, 학교에 ‘사귀다 헤어지니 앙심 품고 돋 뜯으려 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대학 1학년 1학기 학점이 4.0일 정도로 학교에 애착이 있었지만, 지도교수와의 면담에서 “이 코치와 사귄 적 있지 않았나?”라는 말을 들은 뒤 학교를 그만뒀다. 그 뒤 경찰과 검찰에 차례로 불려가 피해 상황을 진술했다. 했던 말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스트레스가 심해져 한 번에 먹는 알약이 15개까지 늘었다. 운동선수 시절 입에도 대지 않았던 담배에도 손을 댔다. 폭행 혐의만 인정돼 약식기소됐던 이 코치는 여기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윤지는 2016년 8월18일 수면제를 다량 복용한 뒤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바람에 마지막 증인신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생을 마감하려는 시도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 모든 시도가 무위로 돌아가자, 흉기나 가위로 자해도 반복했다. 진석은 수시로 방문을 열어 윤지의 상태를 확인했다. 윤지는 피를 흘리면서도 “아빠, 난 이게 아프지 않아”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진석은 예전처럼 소리치지 않았다. 윤지는 불룩하게 솟아오른 흉터를 감추려고 몸 곳곳에 문신을 새겨넣었다.
“너 몸에다 무슨 짓이야. 적당히 그려.”(진석)
“남들은 아프다는데, 나는 통증이 없어. 그래서 그냥 하는 거야.”(윤지)



서윤지씨가 2025년 9월 한겨레21과 만나 오른쪽 손목을 보여주고 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두려움 이겨내려 찾아간 스케이트장에서
모든 사법 절차가 마무리되자, 남은 사람은 가족뿐이었다. 윤지는 운동과 대학을 그만뒀다. 훈련으로만 채웠던 학창 시절을 덜어내니, 친구들은 한 줌이 채 안 됐다. 그마저도 일부는 마지막까지 이 코치의 편에 섰다. 휴대전화 번호를 자주 바꾸며 연락을 끊었다. 오랜 시간 복용한 약은 이제 몸이 받아내질 못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널뛰었다. 갑작스레 “오늘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가도 “내가 잘 살면 된다, 보란 듯이 잘 살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윤지는 살아남으려 일에 몰두했다.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쉬는 시간 없이 일했고, 모은 돈으로 필라테스 강습소를 열어 운영하기도 했다. 가슴속 응어리를 풀기 위해 시작한 복싱에도 진심이었다. 아마추어대회에 나가서 주먹을 휘둘렀다. 주말에도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 일을 돕거나, 집 근처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했다.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음식을 먹고 토하기를 반복했다. 힘들게 번 돈은 여행에 썼다. 드라이브를 좋아해 차를 타고 호캉스(호텔에서 즐기는 휴가)를 떠나거나 캠핑을 다녔다. 홀로 타지를 다니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호신용 흉기를 샀다.
자신을 돌보는 데 쓰는 시간이 늘면서 “이쯤 되면 다 잊었다”고 안심할 때도 있었다. 무작정 차를 몰고 바람을 쐬다가 선수 시절이 그리워지면 스케이트장을 찾기도 했다. 함께 운동했던 언니 오빠들이 여전히 스케이트장을 지키고 있었지만, 따로 연락하진 않았다. 그저 “가장 힘들었던 시절도 이제는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다. 두려움을 이겨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판단했다. 2025년 9월16일 저녁, 복도를 지나다 친구 ㄱ씨와 마주쳤다.
“어, 윤지야 웬일이야? 커피 마실래? 여기 카페 생겼어. 같이 마시자.”(ㄱ씨)
“아니야, 나 그냥 더워서 잠깐 들른 거야 여기.”(윤지)
어색한 미소로 인사를 나누던 순간, 복도 끝 라커룸에서 이 코치가 문을 열고 나왔다.
“너 진짜로 가서 찔렀어?”(진석)
“태릉에 갔는데 갑자기 이영만이 나타나서, 나도 모르게 그냥 칼 휘둘렀어.”(윤지)
“너 어떻게 그렇게 큰일을 했어? 왜 거기에 갔어?”(진석)
“몰라, 그냥 바람 좀 쐬려고 갔어. 나 여기 병원인데 나가고 싶어.”(윤지)
진석은 딸이 이 코치를 죽였을까봐 노심초사했다. 머리와 얼굴에 큰 자상을 입은 이 코치는 수술을 받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윤지는 경찰서에서 조사받은 뒤 정신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진석은 딸이 처음 성폭력 피해를 고백한 2014년에도, 사건이 발생한 2025년에도 딸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내 라커룸 복도. 서윤지씨가 2025년 9월16일 이영만 코치에게 흉기를 휘두른 장소이기도 하다. 독자 제공


코치 “검찰·법원에서 이미 끝난 일”
2025년 11월9일 경찰은 모든 혐의를 인정한 윤지를 특수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피의자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단순히 개인적 취약성 때문이 아닙니다. 체육계의 위계적 구조, 성폭력 피해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 그리고 법리적 한계라는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변호인은 이렇게 의견서를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이 코치는 이렇게 해명했다. “검찰과 법원에서 판단을 받아 모두 끝난 사안이다. 검찰에서 (성폭행 혐의를) 불기소한 이유는 (연인 사이라는) 증거가 있기 때문이다. (서윤지 쪽 주장에 배치되는) 말과 내용이 수사기록에 다 남아 있다. 서씨 쪽은 13년 전부터 똑같은 일방적인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오래전 모든 일이 끝났고, 폭행에 따른 벌금형을 받고 충분히 힘들게 살았다. 그 꼬리표(성폭행 가해자) 때문에 힘든 생활을 했다. 2016년을 끝으로 서씨를 만난 적이 없고 이야기도 들은 바 없다. 연락을 주고받은 적도 없다. 현재 이번 사건의 피해자로 얼굴 수술과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 서씨는 흉기를 들고 준비해서 나를 죽이려 했다. 10년도 전에 결과가 나왔던 일이 지금 와서 다시 거론되니 힘들다.”



2025년 8월28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체육시민연대, 문화연대, 스포츠인권연구소 등의 활동가들이 철인3종, 미성년 선수 성폭력 및 불법촬영 의혹 은폐 및 축소 의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겨레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