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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리고 것이라고 굳이 걸 마시고 여기가 뛰기[김지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박찬대 의원이 극한호우 침수피해를 입은 광주광역시 다드리가구 백화점에서 진흙탕물을 퍼내고 있다.


ⓒ 김지현




지하공간 바닥은 진흙과 쓰레기가 섞인 흙탕물로 찰방찰방거렸다. 노란색 민방위 재킷과 청바지에 고무장화를 신은 한 남자는 밀대를 밀다가 쓰레받기로 중소기업대출 모인 진흙탕물을 받아 플라스틱통에 담았다. 주변에 있던 자원봉사자들은 무거운 통을 지상으로 옮기길 반복했다.

21일 극한 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광주광역시 서구 다드리가구에서 수해복구 자원봉사에 나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이야기다.
지난 19일 충남권, 20일 영남권 온라인 합동연설회 종료 우리은행 주택자금대출 이후 박찬대 후보는 당대표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하고 수해 피해 지역을 돌며 손을 보탠다고 알렸다. 전날(20일) 극한호우로 길·옹벽 등이 무너진 경기도 가평을 찾은 데 이어 이날은 광주를 찾았다. 지난 주 광주·전남 지역에는 하루 400mm 이상의 비가 내리며 심각한 비 피해를 남겼다. 이날 박 후보는 자원봉사자를 비롯해 광주 기초·광역 의원들과 함께 구 대부업이자율 슬땀을 흘렸다. 현장에는 박찬대 후보를 지지하는 유튜버들도 몇몇 와 있었다.

쓰레받기로 진흙탕물 퍼내... 현장 민원엔 바로 수첩 꺼내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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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박찬대 의원이 극한호우 침수피해를 입은 광주광역시 다드리가구 백화점에서 수해 복구 현장에서 공무원, 민원인들의 의견을 수첩에 받아 적고 있다.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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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낮 12시께 광주 현장에 도착한 박찬대 후보는 곧장 다드리가구 지하로 발길을 옮겼다. 앞서 대민 지원에 투입된 국군장병들은 물에 잠긴 가구들을 지상으로 빼냈다. 집기가 빠져나간 지하에선 진흙탕물 제거 작업이 한창이었다. 박 후보는 "제가 어려서부터 이런 걸 잘했어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밀대를 잡았다.

진흙탕물을 빼내길 수차례, 낮 1시 정도 되자 박 후보와 광주 기초·광역의원들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현장 천막에 앉아 도시락을 먹었다. 자원봉사자가 박 후보에게 차가운 생수병을 건네자, 그는 옆에 있는 여성 자원봉사자에게 물병을 양보했다. 밥 몇 숟가락 뜨기 바쁘게 다드리가구 대표가 박 후보 옆에 앉아 피해 상황을 전했다.
가구점 대표가 "30분도 안 되는 사이에 침수됐어요. 지자체에서도 대비하라고 알리고, 우리 직원들도 준비를 했는데 순식간에 잠겼어요"라며 행정·제도 개선 요망사항을 나열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수첩을 꺼내 메모하기 시작했다. 유세 현장에서 주목할 만한 건의를 적은 이재명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기도.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고, 박 후보의 펜도 멈추지 않았다.
"자, 다시 들어갑시다~!"라는 소리에 메모하다 못 먹은 밥을 허겁지겁 떠 입에 넣은 박 후보는 다시 지하로 향했다. 지하층 초입 진흙탕물 제거 작업 및 주변 정리 작업은 오후 3시 30분께까지 계속됐다.

"기후위기로 반복되는 수해... 당정대 원팀 만들 박찬대 필요"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박찬대 의원이 극한호우 침수피해를 입은 광주광역시 다드리가구 백화점에서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 김지현




박찬대 후보는 정청래 후보와 함께 민주당 당권을 두고 경쟁 중이다. 8월 2일 최종적으로 당대표 당락이 결정되는데, 지난주부터 시작된 극한호우로 전국적 재해가 발생한 상황. 박찬대 후보는 '전국민이 비피해로 고통스러워 하는데 집권여당이 축제 성격인 전당대회를 치르는 건 맞지 않으니 당이 수해복구부터 주력하자'며 선거 연기를 제안했다. 맞수 정 후보는 박 후보와는 반대로 '선거를 앞당겨 끝내고 피해복구에 주력하자'고 요청했다.

민주당은 8월 2일 최종 선출 일정은 변경하지 않고, 26일과 27일 예정된 호남권, 인천경기 합동연설회 및 권리당원 투표를 8월 2일로 미루기로 했다. 경선 결과가 그날 '한방'에 나오는 것.
박 후보도, 정 후보도 선거운동 중단하고 수마가 할퀸 민생 현장으로 들어가자는 입장이다. 선거운동을 멈추는 건 자기 홍보의 기회를 놓치는 것과 같다. 게다가 박 후보는 앞서 치러진 충남과 영남 권리당원 투표에서 정 후보에 크게 뒤처진 상황. 누적 득표율은 정청래 62.65%, 박찬대 37.35%다.
그럼에도 그는 "전당대회는 신명나게 우리 일꾼을 뽑는 잔치인데, 재해 중에 잔치를 벌이는 건 민생과 정치의 심각한 괴리"라며 "단기적인 이익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정치를 하는 이유, 국민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민생을 책임지기 위해서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번 주를 수해피해 복구에 가장 중요한 시기로 판단하고 현장을 연이어 찾을 계획이다.
박 후보는 극한 호우 피해를 과거의 정치·행정 문법으로 접근해선 안된다고 봤다. "지금과 같은 수해는 기후위기에 따른 재해"라고 규정하고 정부의 행정력 집중 투입 등 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봤다. 당대표가 결정되는 8월 2일까지 남은 시간은 10여 일. 박 후보는 남은 전당대회 일정을 낙관했다.

"호남과 경기·인천·서울·강원·제주에서 일반 시민들과 권리당원들이 당정대를 원팀으로 만들 적임자가 누구인지 알아보실 겁니다. 충분히 추격하고, 역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박찬대 의원이 극한호우 침수피해를 입은 광주광역시 다드리가구 백화점에서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하다가 땀을 닦고 있다.


ⓒ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