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오는 18일부터 한 달간 미국 괌 근해에서 열리는 한미 연합대잠전 훈련인 ‘2025 사일런트 샤크(Silent Shark) 훈련’에 참가한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해군 도산안창호급 잠수함 안무함(SS-Ⅲ, 3,000톤급)이 2025 사일런트 샤크 훈련 참가를 위해 4일 진해군항을 출항하고 있는 모습. 해군 제공


핵추진 잠수함(핵잠) 개발에 대한 미국의 명시적 동의를 얻어낸 정부가 이를 자주국방의 성과로 내세우는 것은 향후 진행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맹의 틀 내 바다이야기모바일 에서 이뤄진 협력인 만큼 자주국방 프레임을 강조하면 자칫 미국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17일 "한국이 지나치게 자주국방을 앞세우면 한국의 핵잠 개발에 일단 손을 들어준 미국이 달리 생각할 여지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 부원장은 "핵잠을 얻기 위해 당초 미국을 설득한 우리 논리가 북한 바다이야기무료머니 은 물론 '중국 견제'였던 반면 동맹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자주국방'을 앞세울 경우 10여 년 걸릴 핵잠 개발 추진 과정에서 미국의 브레이크에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원자력(핵) 추진 잠수함 핵연료 공급 협의의 진전을 통해 자주국방의 토대를 더욱 튼튼하게 다지고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 릴게임모바일 연료 재처리를 위한 획기적 계기 마련으로 미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역시 8일 언론 인터뷰에서 핵잠 개발에 대한 미국의 동의를 얻은 데 대해 "자주국방의 쾌거"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정부가 미국을 설득한 실제 논리는 이와 정반대에 가깝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 손오공릴게임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핵잠 연료 공급을 위한 결단을 요청하며 "(기존의) 디젤 잠수함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들을 추적하는 데 제한이 있다. (한국이 핵잠을 운용하면) 미군의 부담도 상당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을 실제 설득한 논리는 '동맹 현대화에 대한 한국의 기여'였지만, 국내적으로는 '자 릴게임 주국방의 중대 성과'로 달리 해석되고 있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경주=연합뉴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자주국방 구호가 한국이 과연 중국 견제에 동참할 것인지에 대한 미국 내 의구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일단 핵잠 개발에 동의했지만, 차기 행정부에서 다시 전통적 비확산 기조는 짙어질 공산이 크다"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핵잠 성과를 자주국방 프레임화하는 것을 자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익명의 전직 고위 외교관도 "자주국방을 강조할수록 한국 핵잠은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 차원의 결정이라는 미국 측 기대와의 괴리만 부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을 방문 중이었던 대릴 커들 미 해군참모총장은 14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잠수함이 중국을 억제하는 데 활용되리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이라고 밝혔다.
다만, 자주국방 논리를 버릴 이유도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핵잠 개발에 대한 중국의 반발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동참이 아니라, 북한 수중 전력을 억제하기 위한 자주국방 차원의 결정이라는 외교적 논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주국방 프레임 공공연하게 내세워 미국의 반발을 자초하기보다 중국의 반발을 상쇄할 내밀한 외교 카드로 쓰는 게 적절하다는 뜻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