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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금색의 그럼 별 변해서가# 올해는 담배가격이 4500원으로 인상된 지 10년이 되는 해다. 그래서인지 업계 안팎에선 정부가 담배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담배가격 정책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도 담뱃값 인상론에 힘을 싣고 있다. # 담배 세율을 조정하는 기획재정부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부가 담배가격을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비 우리의 담배가격이 현저하게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담뱃값 인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 다만, 담배가격을 인상하기 전에 따져봐야 할 이슈도 숱하다. 더스쿠프가 이 이슈를 미리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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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가격은 2015년 4500원으로 오른 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담배 한갑 1만원 될까" "담배가격 매년 올려야 금연효과 있어"…. 최근 담배가격의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은경 보양귀비 릴게임
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7월 국회 보건복지위 인사청문회에서 '담배가격 정책을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담배가격이 오르는 것 아니냔 전망에 힘이 실렸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담뱃값이 마지막으로 인상된 지 1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담배가격은 2015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80.0% 인상된 후 현재까지 유지되무료충전릴게임
고 있다. 당시 정부는 '국민 건강 증진'을 목표로 담배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ㆍ부가가치세ㆍ담배소비세 등을 끌어올렸다. 담배에 붙는 제세부담금은 한갑당 1565원에서 3323원으로 1758원(112.3%) 인상됐다.
[※참고: 정부는 담배 세율을 조정함으로써 담배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2015년엔 가격 인상분 2000원 중 제세부담금 무료충전현금게임
인상분 1758원을 제외한 200원 가량은 담배회사 몫으로 남겨줬다. 담배가격을 인상하면 담배회사들이 배를 불린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그 후 10년간 가격이 동결되면서 실질 담배가격이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2015년 대비 2025년(이하 7월 기준)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22.5%(95.08→ 116.52) 상황금성게임어플
승한 반면, 담배 소비자물가지수는 0.23%(100.00→99.77) 낮아졌다.
한국의 담배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인 7.27달러(약 1만1460원ㆍ 2020년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흡연자들이 비교적 부담 없이 담배를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 펼쳐졌다는 거다. 그런데 담배 세율을 조정하는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정작 "담뱃값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기재부가 이런 의견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3년 11월과 2024년 1ㆍ2월에도 기재부는 담뱃값 관련 기사에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담뱃값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10년 전 국민 건강을 위한다며 담배가격을 끌어올렸던 정부가 그 후 10년간 담배가격을 손대지 않은 건 왜일까.



[사진｜뉴시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담배가격 인상은 필연적으로 '서민 증세'라는 꼬리표가 붙기 때문이다. 담배가격 중 세금이 73.8%에 달하는 만큼 담배가격을 올리면 서민들의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보수정부든 진보정부든 담뱃값 인상 카드를 꺼리는 이유다.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서다.
담배 업계 관계자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당장 담배가격 인상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지금의 담배가격 인상설說은 담배가격을 끌어올려 매출과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싶은 담배회사들이 주도하는 것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시기의 문제일 뿐 담뱃값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짚어봐야 할 게 있다. '담배가격 인상이 가장 효과적인 흡연율 감소 정책인지' '담배가격을 올린다면 얼마나 인상해야 할지'다. 한가지씩 살펴보자.
■ 짚어볼 점① 담배가격과 흡연율 = 첫번째 질문. 담배가격 인상은 흡연율 감소에 정말 효과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한계가 있긴 하지만 효과는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한국의 흡연율 추이로 확인할 수 있다.
담배가격이 2500원이던 2014년 흡연율(이하 궐련담배 기준)은 24.2%였다. 4500원으로 가격을 인상한 첫해(2015년) 흡연율은 22.6%로 하락했고, 이듬해에도 23.9%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에도 흡연율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탔다. 2023년 기준 흡연율은 19.6%로 낮아졌다.[※참고: 다만,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율은 2014년 2.4%에서 2023년 4.5%로 2.1%포인트 상승했다.]
담배가격 인상을 통해 흡연율을 끌어내리는 데 성공한 나라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호주다. 호주 정부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담배소비세를 10% 이상씩 인상했다.
그 결과, 호주는 담배 한갑 가격이 25.88달러(약 3만6000원ㆍ2023년 기준)로 담배가 가장 비싼 나라'가 됐다. 오른 가격만큼 흡연율 하락 효과는 뚜렷했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16.1%였던 흡연율(매일 흡연하는 18세 이상 성인의 비중)은 2022년 10.1%로 떨어졌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사진｜뉴시스]


명승권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주관하는 '담배규제기본협약'에서 가장 중요하게 추진하는 정책이 '담배가격 인상'이다"면서 말을 이었다. "담배가격 인상은 흡연율 감소뿐만 아니라 흡연의 시작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건 이미 국제적으로 입증됐다. 실제로 올해 국제학술지 '헬스 폴리시(Health Policy)'에 발표된 26편의 논문을 종합한 결과, 담배가격이 10% 오를 경우 담배사용률이 7.5%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 센터장도 "담배가격 인상으로 인한 흡연율 하락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지지만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진 않는다"면서 "다만, 한국처럼 담배의 실질 가격이 하락할 경우 흡연율이 반등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장기적 관점에서 담배가격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짚어볼 점② 적정 담배가격 = 그렇다면 흡연율을 낮출 수 있는 적정 담배가격은 얼마일까. 업계 안팎에선 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1만원대가 거론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만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성규 센터장은 "정부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흡연자의 금연 의지를 높일 수 있는 '담배가격 목표치'를 제시해야 한다"면서 "이후 물가상승률, 임금상승률, 금연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인상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으로 가격을 인상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 짚어볼 점③ 인상 혜택의 분석 = 짚어볼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담배가격 인상은 세수를 확보한 정부와 매출이 증가한 기업에만 좋은 일'이란 비판도 살펴봐야 한다.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다. 사실 담배로 거둬들인 세금 중 흡연자를 위해 쓰는 금액은 극히 일부다.
담뱃세를 재원으로 한 '국민건강증진기금'은 지난해 3조2908억원(담배부담금 수입)에 달했지만, 그중 금연정책에 사용한 예산은 3.0%(998억원)에 불과했다. 2014년 담배가격 인상을 앞두고 정부가 책정했던 금연정책 예산(1521억원ㆍ2015년 기준)보다 34.3%나 줄어든 액수다.
■ 짚어볼 점④ 다른 금연 정책의 고찰 = 정부가 담배가격 인상 외에 다른 금연정책들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실내흡연실' 폐쇄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흡연 조장 환경 근절을 위한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실내흡연실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폐쇄 계획은 정권이 바뀌는 사이 흐지부지됐고, 여전히 일부 PC방·당구장·술집 등에선 실내흡연실이 운영되고 있다.



현행 담배사업법의 한계도 생각해봐야 한다. 담배사업법이 '담배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국민경제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법이라서다. 명승권 회장은 "정부가 다양한 금연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담배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담배사업법'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면서 "담배가 암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그 해악이 분명한 만큼 '담배관리법'의 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담배가격 인상을 논의하기 전에 짚어볼 게 숱하다. 다른 금연정책은 소홀히 하면서 국민 건강을 앞세워 담배가격만 끌어올리려 한다면 정부 정책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담배가격 정책은 정권의 성형과 무관하게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요한 문제다. 과연 우리는 흡연율 감소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이재명 정부는 어떤 선택을 꾀할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