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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스트래티지’를 표방하는 코스닥 기업이 쏟아지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비트맥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전환사채(CB)까지 발행해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다. 주가는 ‘묻지마 급등세’를 타고 있다. 하반기 금융당국이 투자·재무 목적의 가상자산 거래를 허용하면 이 같은 시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 ‘큰손’ 그림자



비트맥스는 26일 11.60% 급등한 71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지난달 초 1000원대 후반에서 연일 급등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276%에 이른다. 비트맥스 주가 자동이체 신청 가 급등한 것은 비트코인 보유량이 300개를 넘어선 데다 CB를 발행해 비트코인을 매집하겠다는 계획까지 알려지면서다.
맥스트에서 사명을 바꾼 비트맥스는 과거 메타버스 ‘대장주’로 꼽히던 회사다. 2021년 코스닥시장 상장 후 시가총액은 8000억원에 육박했지만 메타버스 사업이 위축돼 시총은 5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2월 인수합병( 캐피탈할부대출 M&A) ‘큰손’으로 꼽히는 김병진 플레이크 회장에게 매각된 뒤 돌연 가상자산 회사로 변신했다. 김 회장은 경남제약, 라이브플렉스 등 여러 기업 인수와 매각을 통해 차익을 거둔 인물이다.
비트맥스는 3월 이후 김 회장에게서 비트코인을 지속해서 사들였다. 최근에는 총 1000억원 규모 CB를 찍어 이 중 약 900억원을 비트코인 매입에 활용 농협은행이자율 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닥 M&A 시장의 큰손으로 유명한 원영식 오션인더블유 회장 측이 CB 자금 전액을 댔다.
과거 KT 계열사이던 보안업체 이니텍도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사 최대주주도 원 회장 측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제이제일차홀딩스가 인수 과정에서 오션인더블유 등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면서 법인카드 연체 다. 한 시장 관계자는 “원 회장이 가상자산 기업을 표방하는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쩐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기업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도 가상자산 관련주로 합류하면서 상한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날 주가도 2680원으로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나흘째 상한가다. 주가는 닷새 만에 700원대에서 폭등하고 있다. 브릿지바이 국민은행 대출서류 오는 2019년 신약 개발 회사로 코스닥시장에 기술특례 상장한 회사다. 하지만 임상 실패에 따른 적자 누적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기까지 했다. 이 상황에서 미국 가상자산 투자사에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면서 코인 테마에 올라탔다. 브릿지바이오는 오는 30일 파라택시스 측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50억원 규모 CB를 발행한다. 브릿지바이오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이정규 대표에서 파라택시스코리아로 바뀔 예정이다.
지열 에너지 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코스닥시장 상장사 앱트뉴로사이언스도 가상자산업체로 변신해 한국판 스트래티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에 가상자산 사업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앱트뉴로사이언스 역시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한계기업이다.
 ◇법인 가상자산 투자 허용돼
이같이 한국판 스트래티지를 표방해 몸값을 띄우기 위한 시도는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하반기부터 금융회사 등을 제외한 상장사 약 2500곳의 투자·재무 목적 가상자산 거래를 시범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로 가상자산 투자 열기에 올라타기 위해 무리하게 비트코인 매입에 나서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실체가 없는 가상자산 사업을 내세우면서 회사 본질 가치와 관련 없이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