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노이스시에 위치한 펠츠만 경매장 카탈로그에 담긴 경매 물품 사진. 유대인 노란별 물품 관련해 “사용 흔적, 거의 안 보임!”이란 설명이 붙어있다. 슈피겔 캡쳐


독일 한 경매회사가 나치 정권 당시 유대인 희생자 물품을 경매에 부치려다가 독일 사회의 반발에 부딪혀 행사를 취소했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노이스시에 위치한 펠츠만 경매장은 17일(현지시간) 나치 정권 당시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 관련 물품 총 623점을 경매에 부칠 예정이었다. 공개된 펠츠만 경매장 카탈로그엔 부헨발트 강제수용소와 야마토연타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사망한 유대인들의 노란별(다윗의 노란별·나치 정권 유대인 식별용 표식)과 수용소 규정 등이 경매 물품에 올랐다. “사용 흔적이 있지만 상태는 양호하다”, “1943년 당시 생존한 유대인은 극소수이기에 해당 물품은 희귀하다”는 등 평가도 함께였다.
그러나 경매는 진행되지 못했다. 경매 소식이 알려지자 국제 아우슈비 릴게임야마토 츠 위원회(IAC) 등 생존자 단체에서 거센 반발이 제기됐다. 크리스토프 휴브너 국제 아우슈비츠 위원회 부위원장은 “나치 박해 희생자들과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에게 이 경매는 냉소적이고 뻔뻔스러운 시도”라며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고 말했다. 프리츠 바우어 연구소는 성명을 내고 “나치 정권 당시 유물로 어떠한 이익도 창출돼선 안 된다”며 “오직 공공 기록보관소 바다신2릴게임 및 기념관에서만 보존, 목록화돼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5월 6일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내부 모습. 신화통신=연합뉴스


정치권도 관련해 목소리를 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자신의 엑스 야마토연타 (X·옛 트위터)에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의 기억은 상품이 아니며 상업적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썼다. 폴란드는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등 2차 세계 대전 당시 유대인 수용소가 밀집된 국가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이런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우리는 희생자들에 대한 윤리적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경매를 하루 손오공릴게임 앞둔 지난 16일 펠츠만 경매장은 경매를 취소하고 관련 정보를 모두 삭제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정부도 펠츠만 경매장과 접촉해 경매 취소 결정을 압박했다고 한다. 펠츠만 경매장은 경매 취소 결정 후 성명을 통해 “물품을 위탁받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음을 인지했다”며 “나치 테러 희생자 및 유가족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 유감”이라고 밝혔다.
유대인 희생자 관련 물품이 경매 목록에 올라 공분을 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5년 이스라엘에선 유대인 시신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비누를 포함한 홀로코스트 당시 물품이 경매될 예정이었다가 대규모 반대 시위로 취소됐다. 2007년엔 유대인 노란별 두 개가 이스라엘 경매에 나왔고 각각 240달러와 160달러에 낙찰됐다. 당시 큰 비판이 일었고 요제프 라피드 전 이스라엘 법무장관은 “비열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2012년엔 영국에서 부헨발트 강제수용소 내 식기류 등 나치 관련 물품 200여점이 경매에 나와 판매됐다. 경매인이 해당 수익금 중 일부를 홀로코스트 교육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재단 측에서 이를 거부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기자 admin@slotmega.info